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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때밀이우보의 서재~우보집 2020. 5. 21. 07:04
매주 주말이면 가는 동네 목욕탕이 있다
한주일 간 쌓인 피로를 풀기위해 사우나에서 땀을 내고 탕에 몸을 깊숙이 담근후 때밀이에게
마지막 마무리를 맡기는 것이 순서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때밀이를 접하다 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동네 목욕탕에는 때밀이가 둘이 있는데 한사람은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여 일을 하는데 비하여
다른 사람은 그야말로 대충대충하는 식이다
더군다나 두번째 부류는 사람도 자주 바뀐다
먼저 첫번째 타입 이야기를 하자면 때미는 정도가 적당한 지 항상 물어보고
몸을 돌릴 때도 공손하게 표현하며 물을 뿌릴때도 온도가 잘맞는지 항시 물어본다몸도 구석구석 자기 몸같이 정성을 다해 손봐주니 자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때로는 발 뒤축의 각질까지 서비스로 손봐주고 대기실에 나와 몸을 말리고 있노라면
어떤 적은 자판기 커피 까지 한잔 뽑아 쓱 밀어 놓고 간다
두번째 타입의 경우에는 정말 성의가 없다
어떤 적은 너무 쎄게 하여 피부가 벗겨질 뜻하고 어떤 적은 너무 약하게 하여 하는둥마는둥 한다
몸을 돌릴 때도 손으로 몸을 거칠게 밀어 은근히 기분이 상한다
어떤 때는 찬물을 몸에 확 끼얹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매주 보는데도 아는 체를 하는 적이 없다
유심히 관찰해보니 첫번째 타입은 주인, 엄연한 개인사업자 이고 두번째 타입은 일당제 피고용인이다
목욕탕에 누워 무엇이 이 두 사람의 행동을 다르게 만드는가 생각해 본다
그것은 한마디로 주인의식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첫번째 타입은 자기사업이니 한사람의 단골이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다손님이 늘면 자기의 수입이 늘어나니 충분한 동기 유발요인이 있는 것이다
반면에 두번째 타입은 한사람 닦는데 얼마를 받는다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
단순히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생각인 것같다
물론 손님이 늘면 본인의 수입도 늘겠지만 그 대신 노동의 강도가 더욱 힘들어 진다는 생각도 들고
본인 보다는 주인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훨씬 크다보니 신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자기사업을 운영한다는 주인의식과 단순히 노동을 제공한다는 타인의식이 이같은 행동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같다
그러면 무엇이 주인의식 을 갖게 만드는 것일까
그 행위로 생기는 이익인가
모두 이익이 생기는 데도 행동의 방식은 다르다
그렇다 !
이익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그 일로 부터 생기는 이익이 희망과 비전을 가질 정도가 되어야한다첫번째 타입은 손님이 많이 올 경우 돈을 많이 벌수 있고 돈을 많이 벌면 더욱 큰 사업을 벌이겠다는 꿈과 희망이 있다
반면에 두번째 타입의 경우 받는 돈이 변변치 않아 이런 꿈과 희망을 갖을수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무리 당위를 강조해도 제대로된 주인의식이 생길리가 없다
대기업 CEO 를 지내면서 똑같이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왔는데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한가 고민을 많이 하였다
주인의식이 사람의 성공을 좌우하고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희망과 비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 결론이었다
우리나라에는 해마다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의 첫발을 시작한다
이중에 주인의식을 제대로 가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할수 있도록 희망과 비전이 있는 직장에
취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시급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 들에게
우리는 주인의식 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을까'우보의 서재~우보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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